나의 이야기 /▒ 무채시

자뻑

정영진 2012. 7. 20. 09:55

자뻑

                        

                                     정영진

 

먹은 것이 체했는지 바다가 토악질을 한다
무엇이든지 잘 먹고 소화 시키는 줄 알았는데
해안선에 스티로폼, 피티병, 나무토막, 비닐봉지, 나이론 줄.....

 

물 위에 뜨는 것은 바다도 먹지 못하나 보다
물 위에 뜨지 않아 토하지 못한 것들
바다의 배속을 막대처럼 꾹꾹 찌를 것이다

 

바다는 토하지도 삭이지도 못해 속이 검게 탈 것이고,
바다의 그 속살을 조개들이 먹고 배앓이를 할 것이고,
나는 병든 그 조개들을 맛있다고 먹을 것이고

 

결국, 내가 으악으악 토악질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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