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 정연숙 시

[스크랩] 버찌가 익어갈 때

정영진 2010. 4. 4. 00:52

    
    버찌가 익어갈 때/정연숙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산길을 헤매이는데
    사랑인 줄도 모르고
    그리움을 키우고 
    산그늘 덤불 속에서 웃으며
    푸르게 손 흔드는 그대
    상처를 입고 
    해진 신발을 끌고 다니며
    세상을 떠도는 동안에도
    붉디붉은 열매는
    한 잎 한 잎 상처를 덮으며
    누군가를 부르고 있다
    올봄에도 
    풀빛은 나날이 짙어져
    온몸으로 꽃을 피우고
    빨간 웃음 소리 
    그 산에 가면 
    다시 들을 수 있으려나
    

 
출처 : ▒ 나 그대 별이 되고파 ▒
글쓴이 : 소소 정연숙 원글보기
메모 :

'초대 > ▒ 정연숙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배롱나무  (0) 2010.04.04
[스크랩] 산딸기  (0) 2010.04.04
[스크랩] 몽돌  (0) 2010.04.04
[스크랩] 별을 보는 밤  (0) 2010.04.04
[스크랩] 시래기  (0) 2010.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