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낡은 자전거/정연숙
어제도 오늘도
굴렁쇠는 구르는데
광맥을 따라 깊이 파 들어갈 수록
아찔아찔 현기증이 일어
가던 길을 잃어버리고
이제 돌아가기에는 너무 멀다
삼백예순 무덤덤한 날들
담벼락에 기대어
녹슨 살을 세우며
조이고 또 조여도
그 만큼 거리에서 서성이다
빈 가슴에 허허로운 바람만 일뿐
언젠가부터 해가 기운다
길은 길게 이어져 끝이 없는데
날은 쓸쓸히 저물어
젊음은 바람에 흩어지고
꺼지지않는 불씨
온 밤을 하얗게 지우며
한 길만을 단단한 두 발로 페달을 밟는다
그 길이 가장 가까운 길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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