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달 / 정연숙
생애 단 한번이라도
함박 웃음 머금고
느릿느릿 쪽배가 되어
미지의 세계로 여행을 떠났으면 좋겠다
가뭇가뭇 잊혀져 가는 얼굴
가슴에 알알이 박혀
깜박이며 밤을 기다리는
안으로 안으로만
뜨겁게 포옹하는 별들
어둑어둑 밤하늘에
별 하나 보이지 않을 때도
첫사랑 설렘으로
동산에 달 떠오르고
호올로 웅크리고 있어도 무섭지 않아
환히 마음 비춰줄 수 있다면
기다리다 지치면
한 밤중 잠들었다가
한 낮 햇살 속에 가득 떠올라
네 가슴에 머무는
애태우는 낮달로 떠 있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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