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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룻배 / 정연숙
적막한 바다 한가운데에서
파도를 온몸으로 받아 넘기며
까딱까딱 제 갈길 바쁘던
노 젓던 목선 한 척
질퍽한 갯내음
비릿한 바다내음
물 빠져나간 갯벌에서
누구를 기다리고 있는가
물때에 맞추어 가고 오던
밤의 풍경 눈에 어리어
허공을 허우적대며
언제나 그 자리에서 맴도는
빙빙 도는 날도
동동거릴 때도 많았나니
별빛마저 숨어버린
사각사각 눈 내리는 밤에는
막막한 바다와 벗하며
때로는 알싸한 그리움
한사코 한자리서 부푼 가슴만
비에 젖어도 보고
바람에 흔들려도 보고
저마다 여정에 불어오는 바람
지나간 자리
촉촉한 그리움의 자리에는
어찌보면 바람은
늘 내 안에서 불고 있었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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