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 정연숙 시

[스크랩] 흰 고무신

정영진 2010. 4. 4. 00:51


      
      흰 고무신/정연숙
      낯선 땅에서
      한 세상 가도 가도 외로워
      새로 산 흰 고무신 신고
      고향길을 걸었습니다
      잡풀이 무성한
      돌아온 빈집의 봉당에는
      비만 오면
      흰 고무신짝에
      빗물이 가득 고이고
      바람이 살던 
      들판에는 덩그마니 그림자만 남아
      가슴에 날개를 달고
      총총히 떠난 아이들은
      아지랑이로 떠돌다
      허무와 슬픔을 이끌고
      강둑을 따라 거슬러 올라옵니다
      하얗게 갈꽃이 피던 방죽에는
      산 너머 아이들 하나 둘 모여들고 
      발목을 벗고 물을 건너는 
      은빛 송사리 떼 보았나요
      
출처 : ▒ 나 그대 별이 되고파 ▒
글쓴이 : 소소 정연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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