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 정연숙 시

[스크랩] 버려진 나무

정영진 2010. 4. 4. 00:50



            버려진 나무/ 정연숙 얕으막한 산속 수령이 삼백 년은 족히 보이는 등 휘어진 소나무 한 그루 두른 수피는 누가 벗겨갔는지 매몰찬 바람에 찢기운 채 맨살로 누워있다 아직은 꼿꼿한 나무이고 싶은 눈길 주는 이 하나 없어도 빈 가슴 설레이며 하늘만 떠받치고 늘 푸르던 당신 울음조차 울 수 없는 푸른 이끼만 무성한 버려진 자리 묻힐 곳을 찾는 것일까 자꾸만 두리번거린다 듬성듬성 패인 망가진 몸뚱아리 그대가 몰라보면 어찌할까 버릴 것 다 버려도 팍팍한 마음만 뒹군다 그대 나를 부르면 솔씨 하나 되어 알알이 씨앗으로 묻혔다가 깊게 뿌리박고 참말로 오래오래 살고 싶었지
출처 : ▒ 나 그대 별이 되고파 ▒
글쓴이 : 소소 정연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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