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 정연숙 시

[스크랩] 고목나무

정영진 2010. 4. 2. 13:40
     
    고목나무/정연숙
    도시의 숲 속에서
    사람들 수없이 오고 가지만
    한 쪽 뿌리를 땅 위로 드러내놓고 
    신음소리 한 마디 없이
    죽은 듯 엎드려 있는 저 나무 
    하필 내 눈에 들어 왔을까
    이젠 설레임도 끝나
    더는 사랑할 수 없는 나이가 되어도
    숨겨둔 마음을 끄집어내어
    눈이 아리도록 들여다 보니
    푸른빛을 들고
    꽃 피는 나무임을 알겠네
    엷은 겨울햇살 
    젖은 가슴을 말리며
    야윈 가지 끝에서
    잎을 틔워내는 숨죽인 나무
    고목나무에도 꽃이 핀다는 것을 
    얼마나 오래 잊고 있었던가
    

 

출처 : ▒ 나 그대 별이 되고파 ▒
글쓴이 : 소소 정연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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