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 정연숙 시
흘러가는 것은 아름답다 /정연숙 열린 창으로 무심히 하늘을 바라볼 때 어디에도 머물 곳 없는 바람은 구름을 몰고 다니고 구름은 슬픔없이 흩어졌다 다시 또 만난다 물줄기를 따라 어디론가 가고 싶은 강물은 소리를 내지 않아도 끊임없이 젖어 마르지 않고 침묵하는 바다를 향해 가슴 깊이 흐른다 잔잔한 우리의 사랑 진실해지고 싶고 행복해지고 싶고 우리는 아름답게 늙어 갈 수 있을거야 어느 물굽이에서 만나 물길을 찾아 물소리 따라가며 소용돌이 일으키지 않고 나란히 흐르는 것은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