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밤/정연숙 깊은 어둠을 깨고 훤히 속살 드러낸 두둥실 달빛 한 채 마음 안에 뜨는 날은 옛 고향집 초가 지붕 위에 넉넉히 가슴 채워 주는 하얀 박꽃이 피어난다 어두워지는 저녁이면 견디어 온 세월만큼 추운 가슴을 덥히느라 아궁이에 군불 지피고 불길이 사그라들까 혼자 말없이 지켜보시던 어머니 언 구들장 녹이고 꺼지지 않은 불씨 하나 저녁 불빛에 비치는 아릿한 기억 속 그 해 겨울은 따뜻했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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