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 정연숙 시

[스크랩] 겨울밤

정영진 2010. 4. 1. 23:37
     겨울밤/정연숙 
    깊은 어둠을 깨고 
    훤히 속살 드러낸 
    두둥실 달빛 한 채 
    마음 안에 뜨는 날은
    옛 고향집 초가 지붕 위에
    넉넉히 가슴 채워 주는 
    하얀 박꽃이 피어난다
    어두워지는 저녁이면
    견디어 온 세월만큼 
    추운 가슴을 덥히느라
    아궁이에 군불 지피고
    불길이 사그라들까 
    혼자 말없이 지켜보시던 어머니
    언 구들장 녹이고
    꺼지지 않은 불씨 하나
    저녁 불빛에 비치는 
    아릿한 기억 속
    그 해 겨울은 따뜻했네
    
출처 : ▒ 나 그대 별이 되고파 ▒
글쓴이 : 소소 정연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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