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 무채시

거울

정영진 2016. 5. 22. 13:47

거울

 

             정영진

 

나의 주위를 맴도는 그가  

오늘은 무슨 표정을 지을까
매일 보는 얼굴이지만

그는 성격이 직선적이고

뭐든 정면으로 받아치는

못된 성품을 지녔지만

외출할 때도, 화장실에서도

식사 후에도 그를 떠날 수 없다
내가 스스럼없이 알몸을 내 보이는 것도
그가 여성들의 핸드백 속을

거리낌 없이 들여다볼 수 있는 것도
그의 맑은 눈 때문이다
내가 다가가면 다가간 만큼만

다가오는 냉혈한 같은 그지만
미우면 밉다 슬프면 슬프다

거짓 없는 모습을 보이기에
매일 그를 보지 않고서는 견딜 수가 없다
누구에게도 공평한 그가 나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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