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가 김치가 되기까지
정영진
세상과 내통하던 뿌리를 단칼에 잘라버리고
살아온 흔적일랑 말끔히 지워야지
몸을 조각내어 소금을 머리에 얹고
풀죽어 일어설 수 없을 때
성수 같은 물통 속에 몸을 담구어
죄업에 절은 몸을 툴툴 털어내고
불타는 지옥같은 양념 속에
몸을 자꾸 비비며 새롭게 살고 싶다고
이대로는 안된다고
어둠속으로
독 속으로
차곡차곡 들어앉는다
배추가 김치가 되기까지
정영진
세상과 내통하던 뿌리를 단칼에 잘라버리고
살아온 흔적일랑 말끔히 지워야지
몸을 조각내어 소금을 머리에 얹고
풀죽어 일어설 수 없을 때
성수 같은 물통 속에 몸을 담구어
죄업에 절은 몸을 툴툴 털어내고
불타는 지옥같은 양념 속에
몸을 자꾸 비비며 새롭게 살고 싶다고
이대로는 안된다고
어둠속으로
독 속으로
차곡차곡 들어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