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꾼 레이드
마경덕
나는 육식성. 살아있는 놈만 먹는다. 나는 발 빠른 사냥꾼. 몸에 사냥감을 문신처럼 새기고 다닌다. 주둥이는 접이식 총구. 건드리지 마라, 내장된 은밀한 불꽃 여차하면 폭발한다. 치익, 분사되는 순간 안개처럼 피어 네 영혼으로 스며들
싸늘한 불꽃, 내 안에 찰랑찰랑 갇혀있다. 나는 컴컴한 어둠. 으슥한 곳이 좋다. 구석을 향해 질주하는 놈에게 짜릿짜릿 전율한다. 순간 어둠이 타는 냄새가 코를 찌른다. 나는 시한부, 나는 나를 소모한다.
누군가 날 잡고 흔든다. 수만 개의 불꽃이 어둠을 박차고 출구로 딸려간다. 명중이다. 놈이 벌렁 뒤집힌다.
출처 : 詩香의 숲 綵雲齋[4대강 패륜 STOP]
글쓴이 : 無影/박희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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