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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정현종의 [신바람]

정영진 2010. 7. 24. 01:49

신바람

  - 정 현 종

 

 

내가 잘 댕기는 골목길에

분식집이 새로 생겼다

저녁 어스름

그집 아줌마가 형광등 불빛 아래

재게 움직이는 게 창으로 보인다

환하게 환하게 보인다

오, 새로 시작한 일의 저 신바람이여

세상에서 제일 환한 그 부분이여

옆집 담 안에 마악 벙그는 목련들도

신바람의 그 아줌마를 하늘로 하늘로

다만 받쳐올리고 있구나, 다만!

 

 - 중앙일보 '시가 있는 아침'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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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는 자가 서 있는 땅은 이름이 새겨진 땅보다 비옥하다.

시작하는 자가 서 있는 땅은 먼저 자신을 움직여 그 땅을 기적으로 만든다.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곳을 가기 시작하는 자는

가슴을 열고 희망에 이르는 발자국을 땅에 남긴다.

실패 뒤에 일어설 때의 눈빛에 눈물이 뿜어내는 웃음을 보았는가?

그 웃음은 포클레인보다 힘이 세고 강물보다 세차다.

내가 잘 다니는 골목길에 분식집이 새로 생겼다.

저녁 어스름. 아줌마가 움직이는 게 보인다. 창으로 환하게 보인다.

오, 새로 시작한 저 기적의 시작이여!

운명을 용기로 바꿔 문을 두드리더니 꽃피는데 비바람이 잦더니

목련들도 아줌마를 받쳐 올리고 있구나.

저 아줌마 때문에 이 세상도 생긴 지 열흘밖에 안 된다.

 

<박주택 . 시인>의 해설입니다.

이 시의 재미는 마지막 시어 때문입니다. 다만!

여기에는 긍정과 부정이 다 포함되어 있습니다.

새로운 창업에 대한 걱정과 기대가 고루 배어 있는 것입니다.

 

출처 : 이효경시인의 뜰
글쓴이 : 덕당 류창형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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