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 정연숙 시

[스크랩] 까치밥

정영진 2010. 4. 4. 00:44
      
      까치밥/정연숙
      문득 눈을 들어 하늘을 보니
      시린 겨울 하늘 아래
      잎 진 가지 끝에 붉은 홍시
      눈 비 맞으며 잔뜩 웅크리고
      알몸으로 매달려 있다
      찬 바람이 스치고 갈 때마다
      산까치가 할퀴고 간 상처
      덧나 쓰리고 아리지만
      많은 날을 비우며 살아도
      얽키며 설키며  
      뜨거운 여름볕
      폭우를 견디온 생애
      올 때도 갈 때도 빈 손인데
      가닥만 따로 따로
      혼자 챙겨 가질 수 있겠는가
      남몰래 가슴 안에 키워 온
      무르익은 사랑의 열매 
      당신의 빈 가슴에 담길 수 있다면 
      내 인생 내 것만이 아님을
      


출처 : ▒ 나 그대 별이 되고파 ▒
글쓴이 : 소소 정연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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