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 정연숙 시

[스크랩] 가을 저녁

정영진 2010. 4. 4. 00:17
    가을 저녁/정연숙 외딴 두메 마을 산기슭 언덕 아래 널찍한 마당 맨드라미 채송화 꽃밭 이루고 너와 나의 집 오두막 한 채 지었으면 토방 밖에서 잠이 든 삽살개 삼십리 길 닷새장 보러 떠난 주인을 반겨맞아 돌고 돌며 짖어대고 헛간에는 꿈을 쪼아먹는 닭 우는 소리 들렸으면 뒤란으로 가서 금방 따온 푸성귀 싱싱하게 푸른 상추쌈 깡보리밥에 된장찌게 둥근상 한 자리 둘러앉아 다 늦은 저녁을 먹으며 웃음이 넘쳐나던 고운 날들이여 풀벌레 우는 가을 저녁 초가삼간 달 뜨면 구멍 뚫린 봉창 달빛은 스며들어 별 하나 가슴에 띄워 놓고 너와 나 평상에 앉아 유행 지난 노랫가락 불렀으면

     

    출처 : ▒ 나 그대 별이 되고파 ▒
    글쓴이 : 소소 정연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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