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마차/정연숙
종일 햇볕이 들지 않는
낡은 건물 뒷골목
통풍도 되지 않는
좁아터진 포장마차 솥 위에서는
뜨겁게 선지국이 끓고 있다
하루 날품을 팔고
벌집 같은 지하철에서 빠져나와
가슴을 움츠리고
더러는 선지국 냄새가 그리워
포장마차로 들어가는 발길들
어수선한 세상살이
사납게 불어오는 한파에
쪼그라드는 목숨들
한쪽 구석 낡은 의자에 앉아
실린 등짐 무게 만큼
앞으로 굽어진 등허리를 펴고
입맛을 쩝쩝 다시며
술취한 걸음으로 사라지고
도시의 밀려오는 어둠 속에서
한쪽 어깨를 잘리고
하루 종일 설친
주인 남자의 콜록이는 기침소리
희미한 불빛 사이로 새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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