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 정연숙 시

[스크랩] 중년의 가을

정영진 2010. 4. 2. 13:28



중년의 가을/정연숙
이 가을이 가면 산새들은 어디론가 떠나가서 제 울음을 머금고 되돌아오련만 어디 한번 마음 놓고 가보질 못한 허망하게 하루하루 보낸 날들을 생각하며 올 가을엔 이파리를 떨구고 어디 멀리 떠날 수 있을까 가슴 속 헤집어 보면 감출 수 없는 나이테만 쌓여 한 생애 동안 그 자리에서 안간힘으로 바둥거리면서 허공에 길을 내고 마음은 하염없이 세월의 강둑을 넘고 있다 예전에 미쳐 만나지 못했던 천리밖에 있는 그대와 아득한 마을에 가서 오두막집 한 채 꾸미고 맑은 시냇물에 첨벙첨벙 발 담그고 백 년쯤 살다가 돌아왔으면

출처 : ▒ 나 그대 별이 되고파 ▒
글쓴이 : 소소 정연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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