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 정연숙 시

연탄불

정영진 2010. 4. 2. 09:28
소소 정연숙 | 조회 30 | 09.12.08 11:53 http://cafe.daum.net/monica500/Dsud/8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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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탄불/정연숙


먼 시가지가 내다보이는 언덕길
눈은 내리고 또 내리고
살속으로 한없이 파고드는
가슴에이는 바람소리 들으며
그리운 이 지금은 없는
눈내리는 고향길을 걷고 있다

겨울 긴 밤
뜨겁게 달구어진 방바닥
차가운 손을 가만히 집어 넣으면
언 몸을 사르르 녹여주며
하얗게 타오르는 불꽃
한 줌의 재와 연기로 사라지는
따스한 연탄 한 장을 생각한다

좀처럼 맞지 않는
연탄 구멍을 맞추느라
한 밤중 잔기침을 콜럭이며
아궁이에 웅크리고 탄불을 갈고 나서
깜박깜박 잠이 들고
또 다시 아침이면 잠이 깨는

유난히 추웠던 유년의 겨울
잊고 싶은 아픈 기억들 보다
뜨뜻한 아랫목
아늑한 그리움으로 목이 메여 오는 것일까
가슴 눅눅했던 세월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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