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노래/정연숙
낯선 도시에 놓여져
사람도 풍경도 왠지 낯설어서
사뭇 바람소리 귀기울이며
아기 손바닥 같은 푸른잎을 흔들던
계절이 지나는 길가의 나무들
늦도록 봄이 오지않아
고개를 내밀고
먼 산 바라보며
빈손만 바람에 펄럭이고 있는지
찬바람이 쌩쌩 불던 날
제 목숨 하나 어쩌지 못하고
푸름은 이미 사라지고
비바람에 낡아가며
빈가지만 쓸쓸히 남아
초원을 꿈꿀까
줄기에 매달린 무성한 얼굴들
환하게 꽃을 피우고
그 모습 얼마나 남아 있을까
그 푸른 빛은 여전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