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로 오는 사람/정연숙
빗소리가 창을 두드리고
가깝게 멀게 들리며
그 목소리 나를 불러 세우는 날은
그대 생각만으로도
방울방울 봄비가 되어
가슴에 내리는 사람이 있더이다
그 사람으로 내 가슴이 아려와도
그대 때문이라고
말 못할 때가 있더이다
그런 때가 있더이다
그리움을 부풀리고
빈가지에 매달았던 마음
부드러운 바람 가지를 흔들고
맑은 햇살 내게로 오면
소리없이 맺힌 꽃망울이 되더이다
살다 살다가
흐르는 눈물
봄비 속에 씻기우면
새록새록 돋아나는 마음
가슴에 옮겨 심고
꽃잎으로 날리고 싶은
고운 사랑 하나 있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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