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 영상시
환청 정영진 뉘라서 이 땅을 지금처럼 흠뻑 적실 수 있을까 푸석대던 땅거죽에 빗방울 터지는 소리 이렇게 아름다울 수는 없다 꿀꺽꿀꺽 물 들이켜는 소리 이렇게 크게 들린 적이 없다 하수구로 흘러들어 가는 빗물이 이렇게 아까운 적은 없다 비야 네가 낭만인 줄로만 알았던 날 용서 해다오 질 컥 대는 날궂이를 욕하고, 홍수로 쓸어버리던 날 원망했던 날 용서 해다오 아무리 시대가 변하여도 자연 앞에 가냘픈 우리 삶 까불지 마라, 까불지 마라 오늘 빗소리가 환청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