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 영상시

황토현 동학잔치에서

정영진 2011. 11. 17. 02:35

 

황토현 동학잔치에서/정영진

 

내사 오월이면 황토현에서

막걸리 한 사발에 녹두전 한 접시

딸랑 먹고 오면 그만이지만

 

그날의 피비린내가 옷 속에 배어

세탁기에 돌려도 가시지 않는다

농민들의 피가 이 땅을 얼마나 적셨을까

아직도 황토가 시뻘건 한데

 

누렇게 부황든 얼굴들이

서릿발 속에서 보리처럼 일어나

초개와 같이 이슬로 사라졌지만

잊지 않아야 한다 그 뜻을 새겨야 한다

 

그날 무참히 사라진 녹두가

불판 위에 아직도 불타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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