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 영상시

어느 초막에서

정영진 2011. 11. 17. 02:29

어느 초막에서/정영진

 

바람도 쥔 인 냥 넘나드는 사립문 열면

게으름 피우고 누워

지나는 객을 맞는 둥근 박

 

툇마루 위 검정 고무신 마실 간건 지
손 맞을 기척도 없고
괜스레 마루 밑 장작만 멋쩍다

장독에는 고추장, 된장단지 
욕심 없이 앉아

구수한 미소 띄우고 

 

황톳빛으로

예쁘게 단장한 초막엔

애꿎은

삽살개만 애가 닳는다

 

벗 청하여 빈대떡에 막걸리

목이나 추겨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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