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날이 있습니다/정연숙
어슴어슴 밤에는
외로움이 쌓여갈 뿐인데
하얀 눈가루가 마치 내 맘인 것처럼
바람에 날려갑니다
하얀 침묵 속으로
맑은 미소가 날려가듯이
잔잔히 흘러가는 강물에
마음을 띄워보고 싶은
숨어들 가슴이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잠시 머물다 간 사람이나
아직 만나지 못한 사람이나
지금은 내 자리에
그냥 이대로 머물러야 합니다
세월이 언젠가 그 자리에
데려다 줄지도 모르니까요
멀어서 가질 수 없고
멀어서 더 그리워지는
느즈막하게 찾아 온
몹쓸 사랑이란
그리도 찬바람만 지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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