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 영상시

바람이 몹시 불던 날

정영진 2010. 11. 13. 17:25

바람이 몹시 불던 날  

               

                             제일/정영진

 

볏짚들은 총 맞은 듯

닳아버린 바퀴처럼 누워 있고  

 

홍시는 까치밥만큼

잔가지에 매달려 있는데,

낙엽은 군불 여기저기 지피고 있는데

 

된서리 내리던 말던  

국화는 환하게 웃는다

 

아직은 아니다 싶은데

매몰찬 바람마저 가을을 파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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