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 정연숙 시

[스크랩] 계절이 지나간 자리에는

정영진 2010. 11. 13. 00:26

    계절이 지나간 자리에는/정연숙 계절이 지나는 길가에서 햇살의 느낌만으로도 좋았는데 푸르름이 사라진 들길 산길에는 헛헛한 빈가슴 드러내고 깊은 상념에 잠기고 있습니다 기쁨을 내지르던 빛깔 고운 단풍들 제 빛깔을 잃어버리고 삶의 흔적들을 지우고 있습니다 꿈결인 양 한번 스쳐간 그리움의 숨결 가슴에 다 담아두고 억새풀의 흰머리카락 손을 흔들며 계절을 돌려주고 떠나갑니다 아름다운 한 시절이 가고 내년에도 무성하고 시들지 않은 여름 나무를 볼 수 있을까 그리운 사람들 잊혀진 날들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출처 : 나 그대 별이 되고파
      글쓴이 : 소소 정연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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