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담쟁이
도종환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 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사진 - 네이버 포토
도종환 시인
1954년 충북 청주 출생, 충북대 국어교육학과 및 동대학원 졸업
1984년 동인지 <분단
시대>에 '고두미 마을' 등 5편의 시를 발표하면서 등단
1990년 제8회 신동엽창작기금 수혜
1997년 제7회 민족예술상
수상
작품 : 슬픔의 뿌리, 다시 피는 꽃, 사람의 마을에 꽃이 진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출처 : 詩香의 숲 綵雲齋[4대강 패륜 STOP]
글쓴이 : 無影/박희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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