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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개미/문태준

정영진 2010. 10. 6. 15:18
 

 

개미 / 문태준

 

처음에는 까만 개미가 기어가다 골똘한 생각에 멈춰 있는 줄 알았을 것이다.

등멱을 하려 엎드린 봉산댁
젖꼭지가 가을 끝물 서리 맞은 고욤처럼 말랐다
댓돌에 보리이삭을 치며 보리타작을 하며 겉보리처럼 입이 걸던 여자
해 다 진 술판에서 한잔 걸치고 숯처럼 까매져 돌아가던 여자
담장 너머로 나를 키워온 여자
잔뜩 허리를 구부린 봉산댁이 아슬하다


시집 - 수런거리는 뒤란 (2000년 창작과비평사)

사진 - 이웃 블로그에서(블로그 이름을 잊어버렸네요.)
 


 

문태준시인
1970년 경북 김천에서 태어났고, 고려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1994년 '문에중앙' 신인문학상에 9편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수런거리는 뒤란'이 있다. 현재 '시힘'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불교방송 PD.

출처 : 詩香의 숲 綵雲齋[4대강 패륜 STOP]
글쓴이 : 無影/박희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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