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삿갓 시모음 銅 態.蚣 (내기시) 주인이 부르는 운자가 너무 고리고 구리니
我不以音以鳥態
탁주일분속속래 막걸리 한동이를 재빨리 가져오게
今番來期尺四蚣 시객이 운자로 銅 態.蚣을 부르자 김삿갓이 그 운을 부르는대로 시로써 답을 하여 막걸리를 얻어 먹었다고 한다. 천리행장부일사 천리를 지팡이 하나에 의지한 채 떠돌다 보니
餘錢七葉尙云多 주머니에 남은 돈이라곤 옆전 일곱닢이 전부이네
낭중계이심심재 그래도 너만은 주머니 속 깊이 간직하려 했건만
野店斜陽見酒何
년년년거무궁거 이 해 저 해 해가 가고 끝없이 가네.
日日日來不盡來 일일일래부진래 이 날 저 날 날은 오고 끝없이 오네. 년거월래래우거 이 해 저 해 해가 가고 끝없이 가네.
天時人事此中催 천시인사차중최 천시(天時)와 인사(人事)가 이 가운데 이뤄지네
시시비비비시시 옳은 것 옳다 하고 그른 것 그르다 함이 꼭 옳진 않고
是非非是非非是 시비비시비비시 그른 것 옳다 하고 옳은 것 그르다 해도 옳지 않은 건 아닐세. 시비비시시비비 그른 것 옳다 하고 옳은 것 그르다 함, 이것이 그른 것은 아니고
是是非非是是非 시시비비시시비 옳은 것 옳다 하고 그른 것 그르다 함, 이것이 시비일세 문전박대 사양고립양시비 해질 무렵 남의 집 문을 두드리니 三被主人手却揮 삼피주인수각휘 주인놈은 손을 휘저으며 나를 ?는구나 두자역지풍속박 두견새도 야박한 인심을 알았음인지
隔林啼送佛如歸 격림제송불여귀 주인은 밖을 내다보지도 않은 채 손을 저으며 문전박대를 한다. 이에 김삿갓은 세상인심의 야박함을 시로써 달래고 바위 모퉁이 암굴에서 하룻밤 이슬을 피하였다 허다운자하호멱 하고많은 운자 중에 하필이면 멱자인고
彼覓有難況此覓 저 멱자도 어려운데 또 다시멱자인가? 일야숙침현어멱 하룻밤 쉬어 감이 멱자 운에 달렸으니
山村訓長但知覓 읍호개성하폐문 고을 이름이 개성인데 왜 문을 닫나
山名松嶽豈無薪 산명송악개무신 산 이름이 송악인데 어찌 땔나무가 없으랴. 황혼축객비인사 황혼에 나그네 쫓는 일이 사람 도리 아니니
禮義東方子獨秦 곡목위연첨착진 굽은 나무로 서까래 만들고 처마에 먼지가 쌓였지만
其間如斗僅容身 그 가운데가 말만해서 겨우 몸을 들였네.
평생불욕장요굴 평생 동안 긴 허리를 굽히려 안했지만
此夜難謀一脚伸 이 밤에는 다리 하나도 펴기가 어렵구나.
서혈연통혼사칠 쥐구멍으로 연기가 들어와 옻칠한 듯 검어진 데다 봉窓茅隔亦無晨 봉창은 또 얼마나 어두운지 날 밝는 것도 몰랐네. 수연면득의관습 그래도 하룻밤 옷 적시기는 면했으니
臨別慇懃謝主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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