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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삿갓 시모음

정영진 2010. 9. 22. 18:37
 

김삿갓  시모음

   銅 態.蚣  (내기시)

主人呼韻太環銅
주인호운태환동

주인이 부르는 운자가 너무 고리고 구리니

 

我不以音以鳥態
아불이음이조태
나는 음으로 하지 않고 새김으로 해야겠다.


濁酒一盆速速來

탁주일분속속래

막걸리 한동이를 재빨리 가져오게

 

今番來期尺四蚣
금번래기척사공
이번 내기에는 자네가 진 것이네


해설
어느 고을에서 김삿갓이 시를 잘 한다는 시객과 막걸리 내기를 하였는데

시객이 운자로 銅 態.蚣을 부르자 김삿갓이 그 운을 부르는대로

시로써 답을 하여 막걸리를 얻어 먹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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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

千里行裝付一祠

천리행장부일사

천리를 지팡이 하나에 의지한 채 떠돌다 보니

 

餘錢七葉尙云多
여전칠엽상운다

주머니에 남은 돈이라곤 옆전 일곱닢이 전부이네


囊中戒爾深深在

낭중계이심심재

그래도 너만은 주머니 속 깊이 간직하려 했건만


 

野店斜陽見酒何
야점사양견주하
석양 황혼에 술집앞에 이르니 어이 그냥 지나치리오

해설
떠도는 나그네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낭만적인 시이다. 지팡이 끝에 낡은 행장을 달아매고 동가식 서가숙 하는 나그네가 황혼 무렵에 찾아든 주막을 앞에 두고 여정을 푸는 운치있는 모습을 그려 볼 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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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시(是是非非詩)


年年年去無窮去

년년년거무궁거

이 해 저 해 해가 가고 끝없이 가네.

 

日日日來不盡來

일일일래부진래 

이 날 저 날 날은 오고 끝없이 오네.

 
年去月來來又去

년거월래래우거 

이 해 저 해 해가 가고 끝없이 가네.


 

天時人事此中催

천시인사차중최

천시(天時)와 인사(人事)가 이 가운데 이뤄지네
 


是是非非非是是

시시비비비시시 

옳은 것 옳다 하고 그른 것 그르다 함이 꼭 옳진 않고

 

是非非是非非是

시비비시비비시 

그른 것 옳다 하고 옳은 것 그르다 해도 옳지 않은 건 아닐세.

  
是非非是是非非

시비비시시비비

그른 것 옳다 하고 옳은 것 그르다 함, 이것이 그른 것은 아니고

 

是是非非是是非 
시시비비시시비 
옳은 것 옳다 하고 그른 것 그르다 함, 이것이 시비일세


문전박대

斜陽叩立兩柴扉

사양고립양시비

해질 무렵 남의 집 문을 두드리니
 

三被主人手却揮

삼피주인수각휘

주인놈은 손을 휘저으며 나를 ?는구나

杜字亦知風俗薄

두자역지풍속박

두견새도 야박한 인심을 알았음인지


 

隔林啼送佛如歸

격림제송불여귀
돌아가라고 숲에서 울며 나를 달래네


해설
해저문 저녁 장안사 아래 어느 초가집에서 하룻밤 유숙을 하고자 대문을 두드리니

주인은 밖을 내다보지도 않은 채 손을 저으며 문전박대를 한다.

이에 김삿갓은 세상인심의 야박함을 시로써 달래고 바위 모퉁이 암굴에서

하룻밤 이슬을 피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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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시

許多韻字何呼覓

허다운자하호멱

하고많은 운자 중에 하필이면 멱자인고


 

彼覓有難況此覓
피멱유난황차멱

저 멱자도 어려운데 또 다시멱자인가?

一夜肅寢懸於覓

일야숙침현어멱

하룻밤 쉬어 감이 멱자 운에 달렸으니


 

山村訓長但知覓
산촌훈당단지멱

시골 훈장 아는 자는 멱자뿐인가 하노라


해설
김삿갓이 어느 시골 서당에서 하룻밤 신세를 지려고 청을 하자 훈장은 시를 지을 줄 아느냐며 멱자를 운으로 시를 짓게 하였다.이에 김삿갓이 시골 훈장도 놀릴 겸 멱자 운으로 시를 지었다


開城人逐客詩 개성인축객시
개성 사람이 나그네를 내쫓다


邑號開城何閉門

읍호개성하폐문 

고을 이름이 개성인데 왜 문을 닫나

 

山名松嶽豈無薪

산명송악개무신

산 이름이 송악인데 어찌 땔나무가 없으랴.

 
黃昏逐客非人事

황혼축객비인사

황혼에 나그네 쫓는 일이 사람 도리 아니니

 

禮義東方子獨秦 
예의동방자독진
동방예의지국에서 자네 혼자 되놈일세



逢雨宿村家 (봉우숙촌가)
비를 만나 시골집에서 자다

曲木爲椽첨着塵

곡목위연첨착진

굽은 나무로 서까래 만들고 처마에 먼지가 쌓였지만


 

其間如斗僅容身
기간여두근용신

그 가운데가 말만해서 겨우 몸을 들였네.


平生不欲長腰屈

평생불욕장요굴

평생 동안 긴 허리를 굽히려 안했지만


 

此夜難謀一脚伸
차야난모일각신

이 밤에는 다리 하나도 펴기가 어렵구나.


鼠穴煙通渾似漆

서혈연통혼사칠

쥐구멍으로 연기가 들어와 옻칠한 듯 검어진 데다 
 

봉窓茅隔亦無晨
봉창모격역무신

봉창은 또 얼마나 어두운지 날 밝는 것도 몰랐네.

雖然免得衣冠濕

수연면득의관습

그래도 하룻밤 옷 적시기는 면했으니

 

臨別慇懃謝主人
임별은근사주인

떠나면서 은근히 주인에게 고마워 했네.

*어느 시골집에서 비를 피하며 지은 것으로 궁벽한 촌가의 정경과 선비로서의 기개가 엿보이는 시이다. 누추하지만 나그네에게 비를 피할 수 있도록 베풀어 준 주인의 따뜻한 마음에 감사하면서 세속에 굽히지 않으려는 의지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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嘲山村學長(조산촌학장) -산골 훈장을 놀리다
 
山村學長太多威
산촌학장태다위
산골 훈장이 너무나 위엄이 많아 
 
高着塵冠揷唾排
고착진관삽타배
낡은 갓 높이 쓰고 가래침을 내뱉네.
  
大讀天皇高弟子
대독천황고제자
천황을 읽는 놈이 가장 높은 제자고
 
尊稱風憲好明주
존칭풍헌호명주
풍헌이라고 불러 주는 그런 친구도 있네.
 
每逢兀字憑衰眼
매봉올자빙쇠안
모르는 글자 만나면 눈 어둡다 핑계대고
 
輒到巡杯籍白鬚
첩도순배적백수
술잔 돌릴 땐 백발 빙자하며 잔 먼저 받네. 
 
一飯횡堂生色語
일반횡당생색어
밥 한 그릇 내주고 빈 집에서 생색내는 말이 
 
今年過客盡楊州
금년과객진양주
올해 나그네는 모두가 서울 사람이라 하네. 
 
*풍헌(風憲)은 조선 시대 향직(鄕職)의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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