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 무채시

공포

정영진 2018. 9. 8. 22:05

공포/정영진


맑던 하늘이 먹장 지더니
장대비가 북 치듯
천정을 두드린다.

 

배란 다 창문 밖

으르렁거리는 천둥은

날 사슴처럼 순하게 만들고

 


비는 점점 폭우 되어가는데

길옆 수목들은 고갤 내밀며

낄낄대며 웃는다

 


소나기가 두려운 것은

비에 젖어서가 아니다

번쩍이는 번개에 가면 쓴

내 얼굴이 드러날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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