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 퇴고중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정영진 2011. 12. 21. 07:15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정영진

 

일장기를 떼어 내고 태극기를 매달면서

벚꽃이 피던 자리에 무궁화 꽃이 피고 집니다

꽃이 피고 질 때마다 벌레 먹어 비참하게 쓰러집니다

매번 이렇다면은 누가 꽃이 되고 싶겠는지요

 

메마른 땅에서도 잘만 살아가는 꽃도 있다고 하지만

딸랑 나무만 심어 놓고 나 몰라라 한다면

썩은 지푸라기기로 새끼를 꼬아 절벽 오르기를 바라는 심보와 다를 게 없지요

 

일만 년의 질긴 끈 잘라 낼 곳 구분하기 쉽지는 않지만

이제부터라도 튼튼한 밧줄을 동여매고 세상을 이끌 대한이여

모래땅에서도 아름답게 꽃 피울 거름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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