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장으로 보는 삼국지
칠보시(七步詩)
- 부제 : 동생(同生)이라는 어원의 유래(由來)에 대하여
조조(曹操)1)에게는 정실, 후실 등 15명의 처(妻)가 있었다.
아들만 25명이 되었다.
정(丁)씨, 유(劉)씨, 변(卞)씨, 진(秦)씨, 환씨 등의 부인이 있었다.
丁씨 부인으로부터는 자식이 없어서 유씨를 맞아 들였다.
유씨 부인 사이에는 조앙이라는 아들이 있었으나 조조가 전쟁터에서 적의 함정에 빠져 죽게 되었을 때 조앙이 아비를 대신하여 죽었다.
변씨 부인 사이에는 많은 자식을 두었는데 아들만도 4명이었다.
장자는 조비(曹丕)2)데 문무를 겸비하였다.
차자는 조창인데 혈기가 왕성하여 무예가 뛰어난 반면 단순하였다.
셋째는 曺植이다, 그는 시문에 뛰어났으며, 매우 영민하였다.
넷째는 조웅이다. 그는 뜻을 제대로 펴지 못한 채 자살하였다.
曹操는 조비와 조식을 좋아하였다.
曹操는 자신의 후계자로 조비로 할 것인가, 아니면 조식으로 할 것인가 많은 고민을 하였다.
당시는 장자인 조비가 당연히 승계 받게 되어 있었으나 조조의 성품이 적자상속이나 서열 보다는 인물의 됨됨, 능력을 우선시한 현실적인 정치인이었다.
따라서 조조는 자신의 후계자로 조식을 으뜸으로 생각하였다.
똑똑한 동생을 둔 조비는 늘 불안하였고, 그로 인해 조식을 시기하였다.
당시는 권력다툼 등에서 지게 되면 그것은 곧 죽음을 뜻한 것이었으므로 같은 형제이면서도 그 다툼이 치열하였다3)
조비 옆에는 자연히 의리와 서열을 우선시 하는 나이 많은 권신들이, 조식 주변에는 재주와 능력을 중시하는 비교적 개혁성향의 인물들로서 그 측근이 되었다.
주변 인물들이 두 형제 싸움을 부추겼다.
221년 조조가 편두통으로 졸한다.
조조는 가신들에게 조비로 하여금 그 권력을 승계토록 하는 유언을 남긴다.
조비에게 그 권력을 승계케 한데에는 조식이 자신의 재주만 듣고 술을 지나치게 퍼 마신데 기인한다.
아무튼 조식은 술을 마셨다 하면 詩文이 줄줄 나올 정도로 대단한 천재였다.
조비는 권력을 상속받자 말자, 라이벌 제거에 착수한다.
예나 지금이나 재빨리 제거해야 화근이 없는 법이다.
조비는 조식을 제거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런데 정적을 제거하려면 마땅한 구실을 찾아야 한다.
조비는 조식이 아버지 초상을 오지 않을 것을 꼬투리 잡는다.
조식은 조비가 그를 죽일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갈 수가 없었던 것이다.
사실 조웅의 자살도 조비의 부름에 기인한다.
임치4)에 있던 조식은 더 이상 兄의 라이벌이 아니라는 것을 알리기 위하여 거의 매일 폭음을 한다.
살아남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조비는 이것마저도 좌시하지 않는다.
만취한 조식을 허저5)를 시켜서 잡아오게 한다.
조식은 포승줄에 묶여서 兄앞에 선다.
이때 조비의 가신들이 조식을 재빨리 죽이라고 하지만 조비 역시 스스로 당대의 영웅이라고 생각하였을 뿐만 아니라 동생에 대한 열등감이 작용하여, 조식에게 궁궐 벽에 그려진 두 마리의 소가 싸우는 그림을 가리키면서 “너는 영민하다 하여 아버지로부터 많은 총애를 받았다. 과연 그것이 맞는지 보겠다. 저 그림을 보고 즉흥시를 지어라. 단 일곱 발(七步)이내에 작문하되, 절대 소(牛)와 싸운다(鬪)는 말은 넣지 마라. 만일 못 지으면 지금까지 너가 아버지에게 바친 시(詩)는 너 자신이 지은 것이 아니라 남의 시를 가지고 갖다 바쳐서 총애를 받은 것이니 살려 둘 수 없다. 자! 걸어라!!”하였다.
조식은 주저 없이, 한발, 두발, 세발을 걸어간다.
그러나 단 한 구절도 나오지 못한다.
이때 조비와 그의 가신들은 쾌재를 부른다.
네발 째 ‘같이 가던 두개의 고기 덩어리, 머리에 뿔이 달렸네’라고 한다.
이때 조비는 속으로 그 ‘두마리’를 조비와 조식을 나타낸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조식은 다섯 발째 ‘서로 산 아래서 갑자기 부딪쳤도다’라고 하고, 여섯발째에 ‘두적(敵)이 다 강할 수 있나, 한 마리는 토굴 속에 쓰러지네’하고 하며,
‘힘이 딸려서가 아니라 기운을 다 쏟게 못함이로다’하고는 일곱발째 멈춰선다.
조비는 같은 핏줄에서 난 사이이지만 형제의 현처지를, 단 몇마디의 어구로써 풍자한 동생의 재주에 감탄하고 조식을 살려 주려한다.
그러나 옆에 있던 가신들이 "저 그림은 선왕(조조)때부터 있던 그림이라 조식도 보고 미리 생각해 두었을 것이므로 조금 전의 시는 즉흥시가 아닌지도 모른다,
따라서 시제(詩題) 하나를 더 주어서 시험을 해 보아야 압니다”라고 청한다.
조비는 가신들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여 다시 조식에게 “너와 나는 형제이다. 그러나 우리는 현재 서로 처지가 다르다. 어디 너와 나의 현처지를 시(詩)로 읊어라. 일곱 발만에 짓되, 형제라는 말은 절대 넣지 마라, 역시 짓지 못하면 죽음이다, 자!!, 걸어라!!!”라고 한다.
조식은 성큼성큼 걸어며 ‘콩을 삶는데 콩깍지를 태우니, 솥 안의 콩이 뜨거워서 우는구나!, 본래 콩과 콩깍지는 같은 뿌리에서 나서 자란 사이인데, 어찌 이다지도 급히 삶아대는고. . . ’고 옮고 일곱 발에 멈춰 선다.
그 시를 들은 조비의 두 눈에는 뜨거운 눈물이 흐른다.
형제를 떠나 한 인간의 천재성에 경탄(驚歎)한다.
그 눈물은 자신의 행위에 대한 후회의 눈물이었다.
조식은 살아남아 제후로 봉해진다.
세인들은 위의 두편의 시를 일곱발 만에 나온 시라고 하여, ‘칠보시’라고 한다.
특히 나중의 시는 오늘날 많은 시인이나 문학도로부터 예찬되는 시이니 원문을 그대로 옮겨 본다.
칠보시(七步詩)
煮豆燃豆箕(자두연두기)
콩을 삶는데 콩깍지를 태우니
豆在釜中泣(두재부중읍)
솥 안에 콩이 뜨거워서 우는구나!
本是同根生(본시동근생)
본시 콩과 콩깍지는 같은 뿌리에서 자란 사이인데
相煎何太急(상전하태급)
어찌 이다지도 화급히 삶아대는가!!!
여기서 셋째 文章에서 동근생(同根生)이라는 말이 등장하는데, 이는 형, 동생이라 호창할 때, 동생이라는 어원의 본말 내지는 그 유래가 아닌가 생각한다(이는 필자의 견해이다-이에 대하여 언급한자는 필자가 유일하다)
또한 조조도 위진남북조 시대 때, 3曹(조조, 조비, 조식)라 불릴 정도로 뛰어난 시인이었다.
삼국지(三國志) 정사(正史)가 촉한의 진수(陳壽)6)에 의하여 씌어지다 보니, 조조에게 불리하게 작용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조조의 아래의 詩를 살펴보게 되면, 후세에 알려진 것과 같은 인물이었을 하는 의문을 가지게 한다.
권모술수의 대명사이고 잔인한 인물로 부각된 때문이다.
아래 시 이외에도 조조가 병사(兵士)를 사랑하는 맘을 담은 시들이 여러 편이 있다(여기서는 지면상 한편만 소개를 하기로 한다)
고니와 기러기가 날아오는 북녘
인적도 없는 곳. . .
어이하여 이 병사의 신세,
온 사방을 떠돌며 다니나 !
말안장 벗겨 볼 날이 없고,
갑옷과 투구 곁을 떠난 적이 없구나!!
여우도 죽으면 고향 쪽을 향해 눕건만,
이 몸 어이 고향을 잊는단 말인가!!!
1) 조조(曹操, 155년 ~ 220년1월 23일)는 중국 후한 말기의 정치가이자, 군인이며 시인이다. 자는 맹덕(孟德)이며, 훗날 위가 건국된 이후 추증된 묘호는 태조(太祖), 시호는 무황제(武皇帝)이다. 후한이 그 힘을 잃어가던 시기에 비상하고 탁월한 재능으로 두각을 드러내, 여러 제후들을 연달아 격파하고 중국 대륙의 대부분을 통일하여, 위나라가 세워질 수 있는 기틀을 닦았다. 조조는 삼국지의 영웅들 가운데 패자(覇者)로 우뚝 솟은 초세지걸(超世之傑)이라는 평가와, 후한을 멸망시킨 난세의 간웅(奸雄)이자 역신(逆臣)이라는 상반된 평가를 받는 한 몸에 받는 인물이다. 《삼국지연의》에 의해 권모술수에 능한 악인으로 저평가되기도 했지만, 오늘날에는 시대를 선도한 영웅이라는 재평가의 움직임도 만만치 않다
2) 조비(曹丕, 187 ~ 226년)는 조조의 셋째 아들이며, 중국 삼국시대 위나라의 초대 황제이다. 그는 줄곧 조조희 첫째 아들로 불리는데, 원래는 셋째 아들이다, 조조의 첫째 아들은 조앙, 둘째 아들은 조삭인데, 모두 일찍 죽어서 셋째 아들인 그가 첫째 아들로서 행세했기 때문이다.
3) 얼마 전 금호와 두산그룹의 형제간의 경영권 다툼에서 보듯이 옛날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 인 것 같다
4) 춘추시대 제나라의 수도, 강태공의 묘가 있다
5) 조조 밑에 있던 맹장
5) 233-297, 진수는 촉나라에서 관각영사(觀閣令史)라는 벼슬을 지냈다. 촉한이 위나라에 망하고 그 후 晋나라 사마염(司馬炎)에 의하여 천하통일이 되자, 좌저작랑, 양평령이라는 벼슬을 역임했다. 진수는 삼국시대의 저작들을 모아 <<삼국지>>를 편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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