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 제일/정영진
꽃이 아름다운 것은
예쁘고, 향기로워서만은 아니다
꽃이라 해서 모두 아름다운 것은 아니지만
소박하면 소박한 대로, 화려하면 화려한 대로
거짓 없는 몸짓으로 나비를 기다릴 줄 알기 때문이다
왜, 들꽃이라고 욕심 없고 질투 없이
아무도 돌보지 않는 들녘에 살고 싶겠는가
들꽃은 아는 것이다 세상의 삶 하나하나 외롭고 높은 것임을
나는 얼마나 남을 부러워하고 닮고 싶어
누추한 누더기를 걸치고 살아왔던가
나도 이름 없는 들꽃처럼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