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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견지낚시/문정영

정영진 2010. 10. 6. 14:23

견지낚시

 

문정영 

 

너는 나를 물고, 나와 한 生이 되려한다

 

대쪽으로 납작하게 만든 외짝 얼레가 내 몸이다
물의 갈 길을 잠시 젖은 옷깃에 잡아두고,
시간을 풀었다 감았다 하는 동안 설망 속 깻묵들
스스로 향기롭다
누가 물 속에서 종을 치는 것일까
그 종소리를 따라 미끼가 흔들린다
내가 풀어놓은 緣을 따라
물의 속도보다 빠르게 거슬러 오른다
너는 흔들리는 나를 잡기 위해 한 생을 잡았다 놓았다 한다
내 몸이 잡아당긴 욕을 먹으며
나를 물기 위해 여기까지 따라온 것인가
이제 놓을 때도 되었다
저 깻묵의 향도 가을볕에 씻기고 없다

 

홍천강 모곡 어디쯤, 미끼도 없는 나의 빈 낚시질

 

 

 문정영 시인

 


·                      1959년  전남 장흥 출생
                           1997년 <월간문학>등단

                           건국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졸업 
                           시집 <더 이상 숨을 곳이 없다>1998년

 ·                                 <낯선 금요일> ( 2004년 시선사)

                            시산맥 동인

                            현재 제일은행 근무

 

출처 : 詩香의 숲 綵雲齋[4대강 패륜 STOP]
글쓴이 : 無影박희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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