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월 바다까지 -제주시편2
- 송재학
바다를,
물빛을,
가만히 내버려둘 것
한눈으로 붙잡지 못하는 부피가 버겁다
아무리 퍼내도 걷잡을 수 없는
코발트 물빛이다
방파제와 정적이 서로 혀 들이미는 오후,
내 꿈을 유채꽃 대궁 위에 올려놓는다
가까이 다가가면 애월 길은 미끈거리는 食道
검은색의 비애에 사로잡힌 건 내 소용돌이다
칼날이 된 바다가 옆구리에 박힌다
천천히 서 있는 전신주들,
느낌표처럼,
터질 듯 부푼 어떤 생의 입구마다 꽂혀 있다
애월 바다는 파랑 주의보에 익숙했으리
검은색 따라간 며칠 새
몇 개의 부음을 받았다
길 전체가 목관 악기인 애월에서의 해미 같은
2007시현실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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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월바다가 제주의 한 표상임을 알겠습니다
많은 이들의 붓끝에서,
마음 자락에 남아있다면 그만한 느낌을 준다는 것이겠습니다
약수님이 머눈 곳이기도 해서 다시 읽게 되었네요
검은 색과 몇 개의 부음이
목관악기되는 애월 바다길을 걸어보고 싶습니다
전신주가 느낌표 같다는 표현도 신선하구요
파랑주의보가 넘쳐나는 요즈음 더 그런 생각들이 드네요
언제나 잔잔해질런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