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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송재학의 [애월 바다까지]

정영진 2010. 7. 24. 02:21

애월 바다까지 -제주시편2 

- 송재학 

  

바다를,

물빛을,

가만히 내버려둘 것

한눈으로 붙잡지 못하는 부피가 버겁다

아무리 퍼내도 걷잡을 수 없는 

코발트 물빛이다

방파제와 정적이 서로 혀 들이미는 오후,

내 꿈을 유채꽃 대궁 위에 올려놓는다

가까이 다가가면 애월 길은 미끈거리는 食道

검은색의 비애에 사로잡힌 건 내 소용돌이다

칼날이 된 바다가 옆구리에 박힌다

천천히 서 있는 전신주들,

느낌표처럼,

터질 듯 부푼 어떤 생의 입구마다 꽂혀 있다

애월 바다는 파랑 주의보에 익숙했으리

검은색 따라간 며칠 새

몇 개의 부음을 받았다

길 전체가 목관 악기인 애월에서의 해미 같은 

 

2007시현실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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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월바다가 제주의 한 표상임을 알겠습니다

많은 이들의 붓끝에서,

마음 자락에 남아있다면 그만한 느낌을 준다는 것이겠습니다

약수님이 머눈 곳이기도 해서 다시 읽게 되었네요

검은 색과 몇 개의 부음이

목관악기되는 애월 바다길을 걸어보고 싶습니다

전신주가 느낌표 같다는 표현도 신선하구요

파랑주의보가 넘쳐나는 요즈음 더 그런 생각들이 드네요

언제나 잔잔해질런지...

출처 : 이효경시인의 뜰
글쓴이 : 덕당 류창형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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