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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친구의 초경 / 이무상

정영진 2010. 7. 23. 15:57

 

 

친구의 초경

 

이무상

 

 

전쟁이 한창이던 6.25

나무 그늘에 칠판 걸고

아범, 어멈 같은 애들과

공부하던 때

쨍쨍한 운동장에서

부끄럼 없이 계집애들과 놀던 나는

앗!

쓰러진 아이 치마 속

낭자한 선혈을 보았지.

때리지도

울지도 않았는데

창백해지던 그 얼굴

겁먹은 나는

잘못도 모르면서

잘못했다고

잘못했다고 빌었지.

 

 

##

             이무상 1980년 『현대문학』 추천으로 시단에 나왔으며

             시집 『사초하던 날』『어느 하늘 별을 닦으면』『향교골

             詩帖』이 있다.

 

 

출처 : 이효경시인의 뜰
글쓴이 : 山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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