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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꽃/정연숙
강기슭 그루터기
멀쑥이 서서
돌아갈 하늘만 바라보던 갈대는
바람을 베고 누워
허공을 향해
풀씨를 한 움큼 날리고 있다
빈 몸으로 남아
마른 가슴을 부비며 뒤척이는 건
끼리끼리 살아남아
잔뿌리를 내리고 있었던 것일까
지난 겨울 찬바람
삭정이 끝에 매달려
한쪽이 베어진 줄도 모르고
버려진 갈대는
쭉정이가 된 후에도
부드러운 바람 속에서
하얀 꿈을 꾸며
말없이 피어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