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 정연숙 시

[스크랩] 마지막 잎새

정영진 2010. 4. 4. 00:39
      마지막 잎새/정연숙 다 늦은 저녁 시장통 골목 어귀 무거운 한 짐 부려놓고 굽은 허리 펴는 할머니 오일장이 서는 날이면 식은 밥 한 덩어리 찬물에 말아놓고 난전에 푸성귀를 널어 좌판을 벌려 놓는다 저무는 길 위에서 망태 하나 짊어지고 세월의 무게에 짓눌려 한번도 꽃피우지 못한 인생이여 움켜쥐지 못한 빈손 갈라 터진 손등은 밀려온 세월의 흔적인가 아늑하고 먼 길 울부짖는 비바람에 시달린 마지막 잎새는 힘들었을까 촌부의 흐린 눈동자 속에 몇 방울 눈물이 젖어있다

출처 : ▒ 나 그대 별이 되고파 ▒
글쓴이 : 소소 정연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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