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 정연숙 시

[스크랩] 가을비

정영진 2010. 4. 4. 00:31


    가을비/정연숙 길 모퉁이 돌아 한 쪽 담벼락 허물어진 주인 잃은 토담집 먼지 수북히 쌓인 텅빈 곳간마다 미련을 버리지 못한 삶의 여백 거미줄에 엉켜 마당가 한 그루 감나무 마른 바람이 불 때마다 성한 가지는 찢겨져 울고 까치가 쪼아대던 잔가지에 남은 홍시는 빨간볼이 터져라 웃는데 녹녹치 않은 삶 짓물러진 가슴 가득가득 비라도 채우고 싶은 날

출처 : ▒ 나 그대 별이 되고파 ▒
글쓴이 : 소소 정연숙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