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 정연숙 시

[스크랩] 그리운 날에는 비가 내렸다

정영진 2010. 4. 4. 00:19
그리운 날에는 비가 내렸다/정연숙



11월 흐린 하늘은
아무 말없이 슬픈 표정으로 와서
밤새껏 바람이 불고
바람에 날린 가랑잎 하나
마지막 몸부림인 양
애처러히 찬비에 젖네

지난밤 나의 뜰 위에 내리는
나직이 귓가에 들리는 저 빗소리
어쩐지 님의 속삭임 같고
아무도 못 듣고
나혼자 가만히 듣는 밤

님은 내 마음 아실련만
어제도 오늘도 아니 오시고
설움에 겨워
밤비 소리만 오락가락 애달픈데
님 계신 곳은 아득히 멀고
길을 물어도 아는 이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