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 정연숙 시

[스크랩] 내 고향

정영진 2010. 4. 4. 00:16

 

 

 

          내 고향/정연숙



          눈 속에 아롱거리는 그 곳
          흙향기 풍기고
          개울물 여울져 흐르는
          나의 사랑하는 고향
          마음이 쓸쓸해지면
          언제나 고향을 꿈꾸네

          재 넘어 산마을
          허물어진 토담집
          마당뜰 들어서면
          초가지붕 위
          발가벗고도 부끄럽지 않은
          박꽃은 하얗게 웃네

          낯익은 옛길
          무심히 지나쳤는데
          붉은 해 산마루 걸려
          노을 붉어지고
          무덤 옆 눈물 뿌리고 피어난
          한 포기 망초꽃 애달퍼 보이네

          옛 고향 남쪽 하늘 밑
          따스한 봄바람 불면
          이 마을 저 마을 봄은 또 오고
          고향 품에 안겨 보련만
          언덕 위 바람은 풀을 스치고
          풀벌레만 슬프게 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