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 한 장 들고/정연숙
꾸물대는 하늘
몇차례 비가 쏟아지고
쓸쓸한 한길
우수수 바람에 쓸려
떼지어 몰려다니는 나뭇잎들
어디로 가려는 것일까
화사한 웃음
따사로운 온기로 피어나던 봄
어물거리는 사이 지나가고
낙엽이 흩날리는 가을 위로
느닷없이 겨울이 들이닥치면
어찌할 수 없는 아픔인데
한 줌의 바람에도
가랑잎은 바둥대다 떨어지고
영영 머물고 싶어도
훌훌 떠나가야 하는
가을이 또 지나간다네
한 잎 또 한 잎
묵묵히 떠나간다고 해도
어디 간들 사랑이 없으랴
아픈 기다림일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