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사랑/정연숙
이맘때면 뜬금없이
투정을 부리며 징징거리는
지나간 풋사랑
키 작은 너가 생각나
네가 은근히 말을 걸어올 때
귓불을 붉히며 고개 숙이고
난 모른 척 그랬지
내가 널 좋아했다는 것을
그때 알아버렸지
어쩌면 너도 날 좋아한 거니
내 맘에 꼭 맞는 너
도시로 이사를 가고
양지바른 담벼락에 쪼그리고 앉아
네 이름을 써내려가다
무심결에 흙으로 덮어버리고
혼자서 흰구름만 쫓으며
그때 조금 슬펐더랬지
참 이상하지
언제부터 가끔씩
네 안부가 그리운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