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 정연숙 시

[스크랩] 가을을 타는 여자

정영진 2010. 4. 2. 13:27

    가을을 타는 여자/정연숙 사철 덤불 속에서 쭈굴쭈굴 말라가고 있는 죽은 줄만 알았던 나무 야윈 가지에 매달려 붉은 열매는 익어가고 있었네 쓰르라미 울고 간 후 여름 한 철을 다 보내고 오래 타들어 가는 꺼지지 않는 불꽃 바람 속에 피워 놓고 아무도 없는 산길에서 마음 밖으로 나가고 싶어 해묵은 가지를 치고 꽃이 핀다는 것을 얼마나 오래 잊고 있었던가 어떤 가을날 눈에 들어온 나무 하루종일 햇살에 반짝거리며 지나가는 솔바람 손 잡아 이끌며 어루만져 주고 있네



출처 : ▒ 나 그대 별이 되고파 ▒
글쓴이 : 소소 정연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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