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 정연숙 시

[스크랩] 꿈

정영진 2010. 4. 2. 13:23
      꿈/정연숙 푸른 가을에는 마당뜰에 들어서면 초가지붕 위로 박 넝쿨 기어오르고 뒤란에 먹감나무 익어가는 아무도 기웃거리는 사람 없어 남루한 툇마루에 세월이 쌓여가는 어느 외딴 산골 마을로 찾아가리 이른 아침 햇살 닿으면 푸르른 손짓으로 온통 숲을 흔드는 산새 울음소리 귀를 열고 물기 스민 도드라져 피어있는 풀잎에 입술을 대고 반짝이는 햇살 가득 채워 넣고 가만히 다가가 마음을 포개리 외진 산자락 밤새 훌쩍 커버린 그리움은 푸르러지고 떠돌던 별무리 가슴에 피어 우리들의 푸른 밤이 되리 세월의 이끼 덕지덕지 묻은 나이 천년을 산다 해도 삶은 부질없어 밤 이슥하도록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 반짝이는 별빛으로 타오르리

출처 : ▒ 나 그대 별이 되고파 ▒
글쓴이 : 소소 정연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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