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 정연숙 시

바람으로 오는 사람

정영진 2010. 4. 2. 09:23
바람으로 오는 사람|▒ 소소♡정연숙 ▒
소소 정연숙 | 조회 52 | 10.01.08 12:27 http://cafe.daum.net/monica500/Dsud/878 
    바람으로 오는 사람/정연숙 비탈진 길 언덕을 오르면 햇살은 잔설 위에 빛나고 숲 속 산새들도 떠난 산자락에는 가랑잎들 모여 겨울이야기 수런대는데 비바람 오랜 세월 여전히 지긋이 눈을 감고 더 푸르게 서 있는 묵은 이끼에 덮힌 소나무 흰꽃을 달고 웃는 모습 조금은 멋져 보이지만 문득 또 외로워 입술을 깨무네 어느 한 곳에 마음 두지 못하고 스스로 바람이 되어 왔다가 솔가지를 가볍게 흔들고 산모퉁이 쓸쓸히 돌아서 가는 그대 어디론가 길 떠나버리면 어쩌면 또 찾아올지 몰라 눈물이 핑그르르 도네 눈길 닿지 않는 곳에서 옛날이나 지금이나 계절을 잊은 듯 빈 가지 몸을 뒤채일 때마다 먼 산 보다 내 마음 먼저 꽃 피워 향긋한 풋내 가슴 저 깊은 곳에 봄은 이미 움트고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