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진 2010. 4. 2. 09:09
소소 정연숙 | 조회 26 | 10.03.07 10:49 http://cafe.daum.net/monica500/Dsud/904 

          분재/정연숙 베란다 문 앞에 송진처럼 찐뜩찐뜩한 질긴 목숨 하나 매달고 뜨끔뜨끔 상처가 깊어진 구부정한 늙은 소나무 힘겹게 제 목숨 지키기기 위해 철사줄에 붙들어 맨 가지 풀고 단숨에 햇살 한 줌 입안에 톡톡 털어 꽃가지에 눈틀 수 있을까 섣달 추위에도 끄떡없더니 바람 한번 맞받아 치지 못한 채 왼쪽으로 쓰러지고 수액은 모조리 빠져나간 삐걱이는 관절마다 시린 바람소리가 난다고 얼마나 숨차게 달려왔으면 어질어질 휘청휘청 말수가 점점 많아지고 먼 발치에서 슬슬 뒤따라 가다 보면 빈 의자에 덜썩 주저앉아 뒤돌아 보시는 낯선 아버지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