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 정연숙 시

[스크랩] 징검다리

정영진 2010. 4. 1.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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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검다리/정연숙



개천 다릿목에서
밀리고 떠밀려서 다다른 냇가
등줄기 흐르는 물소리
깊은 시름에 잠기고
내 안에서 갇혀 사느라
아픈 허리 돌아 눕지도 못하고
엎드려 한 발자국도 벗어날 수 없었다

장마철 폭우가 내리면
이리 저리 부대끼며
스스로 수초를 키우고
늪 속에 가라앉았다가
물결치는 물살에 출렁이는
부서지는 아픔이여

세찬 물살에 맞부딪칠 때마다
흐트러진 마음을 추스르고
어디론가 둥둥 떠내려 가서
누군가 찬 가슴 속에
구들장 하나 되지 못하면서
다리 밑으로 빠져나간 세월이 얼마인가

출처 : ▒ 나 그대 별이 되고파 ▒
글쓴이 : 소소 정연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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