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 정연숙 시

[스크랩] 붉은 담쟁이

정영진 2010. 4. 1. 23:33


붉은 담쟁이/정연숙 저무는 산길에서 가을을 불러들이고 훌훌 털어내지 못한 잎사귀 바람 따라 쉼 없이 흔들리며 초점 잃은 시선으로 푸른 울음 쏟아내는 날 야윈 가슴으로 바스락대는 몸을 뒤척이며 벼랑 끝 암벽에 매달려 황홀한 꿈을 꾸네 헐벗은 아픔 따스한 햇살 등에 업고 오르면 오를 수록 마음은 깊어져 얼마나 많은 신음소리 냈을까 어느 산기슭에서 단풍보다 더 붉은 가슴으로 한 발 한 발 내딛으며 푸른 별 안고 살고픈 가녀린 몸부림으로 두 손을 흔들고 있다

출처 : ▒ 나 그대 별이 되고파 ▒
글쓴이 : 소소 정연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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