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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담쟁이/정연숙
저무는 산길에서
가을을 불러들이고
훌훌 털어내지 못한 잎사귀
바람 따라 쉼 없이 흔들리며
초점 잃은 시선으로
푸른 울음 쏟아내는 날
야윈 가슴으로
바스락대는 몸을 뒤척이며
벼랑 끝 암벽에 매달려
황홀한 꿈을 꾸네
헐벗은 아픔
따스한 햇살 등에 업고
오르면 오를 수록
마음은 깊어져
얼마나 많은 신음소리 냈을까
어느 산기슭에서
단풍보다 더 붉은 가슴으로
한 발 한 발 내딛으며
푸른 별 안고 살고픈
가녀린 몸부림으로
두 손을 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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